1차 창작/완성로그

[류민호] #앤캐가_죽었다_가정하고_자캐의_독백을_써보자

Mocha05 2015. 10. 11. 17:52

째깍째깍. 침대 바로 옆, 탁상 위의 부지런히 초침을 움직이고 있는 시계 소리가 귀에 거슬려 참다못해 바닥에 던져버렸다. 크게 덜그렁하는 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졌다. 던져진 충격에  금이 가버린 시계는 그 속 어딘가의 부품도 자리에서 이탈했는지 더는 소리를 내지 않았다. 나는 그 날 이후로 한숨도 자지 못했다. 그저 온몸이 누가 잡고 늘어진 것처럼 무겁기만 할 뿐이었다.


침대에 누워 아무것도 없는 하얀 천장을 바라보았다. 시계 소리도 없어진 방 안은 말 그대로 허무했다.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도, 그럴 힘도 나지 않았다.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. 이 모습을 네가 본다면 궁상맞게 뭐하는 짓이냐며 화를 내고는, 나를 때려서라도 움직이게 했겠지. 잠시 눈을 감고 그 모습을 상상해본다. 웃음이 나왔다. 하지만 여전히 의욕은 생기지 않았다.


감고 있던 눈을 살며시 떴다. 내 시야에 다시 하얀 천장이 들어왔다. 눈꺼풀은 무거웠지만, 여전히 잠은 오지 않았다. 고개를 살짝 돌리니 창문 밖으로 어스름한 새벽녘이 밝아오는 것이 보인다.



그렇게 네가 없는 하루가 또다시 시작됐다.